키치를 만들면서 값은 마스터피스 가격으로 받아 먹고, 키치를 만들면서 마스터피스에 걸맞는 수식어로 자신을 설명하는 치들을 정말이지 이해하기 어렵다. 예술의 경계를 분류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왜 가격은 분류하지 않는 거지? 누구에게나 다가갈 수 있는 예술을 한다면서 왜 평론가나 할 법한 길고 어려운 수식을 포기하지 않는 거지? 곧 죽어도 포스트모던하고 싶나? 예술이 어쩔 수 없이 상업성과 결합해야 한다 해도, 특유의 재기 넘치는 특성을 백분 활용하면 얼굴을 붉히게 하지 않고도 별 어려움 없이 지갑을 열게 할 수 있다. 예술의 상업성을 도마 위에 올리기엔 내용물이 너무 상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면 이제 와서 거리낄 게 무언가? 상업적이면서도 충분히 아름다운 것을 만들 생각을 하는 게 낫다. 이미 방향을 정했다면 노골적으로 감출 필요도 없다. 가릴수록 야해질 뿐이니까. 하긴 질적인 차이를 상업성으로 메꾸려는 치들도 있는 마당에 여기서 얼마나 더 적나라해지겠냐. 핡?

 그렇지만 엉성한 예술에 비상식적인 가격은 민망할 뿐이다. 모든 물건엔 값이 있다. 이왕 팔려고 내놓은 키치라면 스스로 예술이라 주장하다가 도취된 가격으로는 팔지 말아야 한다. 그건 마스터피스의 가격이다. 자기들이 만들고 있는 게 마스터피스인지 키치인지 분명히 안다면 스스로 적당한 가격을 매길 수 있을 것이다. 자꾸 마스터피스 마스터피스 하니까 마스터베이션 생각나는데 생각해보니 마스터베이션 가격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 제발, 자존심의 값을 얹지 마라. 노력의 값을 얹어라.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인텔리의 말을 쓰지 마라. 새로운 언어로 설명해라. 그토록 줄기차게 이야기하는 대중과의 소통은 이것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저 듣기 좋으라고 예술이라고 불러주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틀을 깨려고 하면서 종속된 언어를 그대로 가져다 쓴다면 층위는 생기지 않는다. 결국 유리될 뿐이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주변인 같은 예술을 하면서 벽을 없애고 있다고 주장하지 마라. 벽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으면 벽이 없어 보이는 법이지. 너무나 당연한 것이 아닌가. 키치는 키치답게. 거 새침데기 노릇하면서 새침만 뚝 따고 있지 말고 어차피 만들 거 제대로 된 거 만들자. 한 번 읽고 집어 던지세요, 무심히 말할 수 있지만 1회용으로 그치지 않을 작업물을. 영혼에 흐르는 음파를 건드릴 수 있는. 어차피 니들 말하려는 게 의식의 확장 아니었어? 범지구적인 생태를 경험하게 하고 싶은 거 아니었어?